보라색은 호불호가 선명히 갈리는 색 중에 하나입니다. 신비스럽기도 하고, 비밀스러움이 연상되는 색이기도 하죠.
보라색은 가시광선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색이고, 색상환으로 보면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에 위치한 색입니다. 빨간색과 파란색 물감을 섞어서 만들어지는 색이기도 합니다. 빨간색의 외향성과 파란색의 내향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신비스러워 보이는 걸까요?
보라색은 해 질 무렵, 달이 뜰 즈음 볼 수 있습니다. 이때도 역시 빨간 노을과 파란 밤 하늘의 색이 섞여 만들어지는 장면입니다. 반대로 해가 뜰 무렵, 밤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볼 수 있죠. 이처럼 어떠한 경계에서 잠깐만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, 보라색을 모호하면서도 신비롭고, 비밀스러우면서도 심오하게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요?
보라색을 좋아한다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민감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. 극과 극의 파장의 경계에 있는 색으로 그 모두를 느끼는 사람이죠.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를 좋아하면서도,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감추고 숨기는 데에도 능합니다. 팔색조의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죠.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종잡을 수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.
보라색은 변화의 색입니다. 삶이 지루하고 무기력하다면, 보라색의 그림을 감상해보세요. 지루했던 일상이 새로워질 테니.